보드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곤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보드게임이 다양한 드라마 속에도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간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물로 보드게임이 활용이 되거나 캐릭터 간의 감정표현과 관계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보드게임이 등장한 대표적인 국내의 드라마를 소개하고, 그 장면에서 보드게임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해서 정리해 봅니다.
1. 드라마 '상속자들' – 감정의 암시와 상상의 카드 '딕싯'
SBS 드라마 상속자들은 재벌가 자제들이 모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사랑과 우정, 계급 간 갈등을 그려내는 청춘 멜로드라마입니다.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과 얽힌 인간관계를 때로는 보드게임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젬블로나 테트리스, 쿼리도 등 많은 종류의 보드게임이 드라마의 속성처럼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극 중 한 장면에서는 여주인공 차은상(박신혜)이 다른 인물들과 함께하는 공간에서 딕싯 카드가 소품처럼 배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딕싯은 환상적인 이미지 카드에 자신의 감정을 암시적으로 투영하고, 다른 이가 그 감정을 유추해 내는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입니다. 마지막 회에서 보나와 찬영, 예솔이가 열여덟 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드게임 "딕싯"을 선택했습니다. 딕싯의 카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친구들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이처럼 딕싯은 말하지 못하는 감정, 전달되지 않는 이야기를 대변하는 보드게임으로, '상속자들'의 감정선과 맞닿아 있습니다.
2. 드라마 '응답하라 1988' – 추억 속 오목 한 판
tvN의 레전드 시리즈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과 이웃 구성원들 간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의 희로애락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요즘 드라마 다시 보기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정봉이와 덕선이는 집 앞 평상에서 오목을 두는 장면은 보드게임이 얼마나 일상 속에 녹아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목은 단순하지만 심리전이 필요한 게임으로, 가족 간의 소소한 경쟁과 유대감을 보여주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이 장면은 보드게임이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놀이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감정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3.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단절된 감정의 연결 '루미큐브'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보드게임이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주인공 우영우는 루미큐브를 통해 아버지와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합니다. 루미큐브는 숫자와 색깔을 조합해 나가는 게임으로,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는 영우의 성향과 잘 어울립니다. 게임을 통해 아버지와 조용히 마음을 나누는 이 장면은, 보드게임이 단절된 감정의 다리를 놓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청자에게 전달합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 게임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4.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 연애감정의 시동, 할리갈리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연애에 서툰 도시 남녀들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스타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는 감정의 결을 디테일하고 감각적으로 포착하는 연출이 특징인데, 그중에서도 할리갈리 보드게임 장면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극 중 남녀 주인공이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할리갈리 게임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과일 카드를 보고 순간적으로 판단해서 벨을 눌러야 하는 이 게임은 간단하지만 반사신경이 중요하고, 손이 자주 부딪힐 수 있어 자연스러운 스킨십과 감정 교류를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좋아하는 감정이 올라왔을 때 바로 표현하지 않으면 놓쳐버리는 연애처럼, 벨을 누르는 타이밍이 빠르면 실수하고 느리면 기회를 놓치는 이 게임은 연애 감정의 불확실성과 순간적인 감정의 터짐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5.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 다 함께 즐기는 젠가(Jenga)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는 병원 내 여러 인물들이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찾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중 젠가 게임은 의사들이 함께 휴식을 취하며 웃고 떠드는 장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젠가는 단순한 나무 블록 게임으로 규칙이 단순하고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으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유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긴장된 병원 생활 속에서도 사람들은 유쾌함과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보드게임이 직장 내 동료애를 강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6. 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 – 기억 속 퍼즐처럼 맞춰지는 보드게임
SBS 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은 아이를 잃은 엄마가 14일 전으로 되돌아가 운명을 바꾸려는 스릴러입니다. 이 드라마 속에서도 짧지만 인상적인 보드게임 장면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김수현(이보영 분)의 딸이 생전에 즐겨했던 퍼즐 맞추기, 간단한 메모리 게임, 체커 게임 장면은 사건의 단서를 암시하거나 정서적인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장치로 사용됩니다.
보드게임은 아이의 순수한 일상과 엄마의 강한 모성애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 작용하며, 특히 메모리 게임에서 "무엇을 잊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이야기 전개와 감정에 깊이를 더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보드게임이 중요한 단서와 감정의 연결고리로서 상징적 역할을 합니다. 짧은 장면이지만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보드게임이 서스펜스 장르 안에서도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드라마 속 보드게임이 주는 의미
드라마에서 보드게임은 단순한 소품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등장인물의 감정의 흐름을 부드럽게 연결하면서 때로는 갈등을 완화시키거나 유대를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보드게임은 각 캐릭터의 성격과 심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드라마 속 보드게임은 시청자에게도 향수를 자극하거나 새로운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루미큐브나 젠가 같은 게임은 드라마 이후 홈쇼핑에 판매가 되거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일상에 스며들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중심의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보드게임은,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보여준 그 따뜻한 한 장면이 우리 삶 속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은 보드게임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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